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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자본시장 -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18-04]
저자
권민경, 조성훈
발행일
2018년 12월 20일
연구주제
자본시장/금융시장
페이지
111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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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 tion)에 의한 산업, 일하는 방식, 나아가 사회ㆍ정치적 변화까지 아우르는 개념으로 자본시장을 비롯한 금융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 개인과 가계의 저축 및 투자 행태, 그리고 이들을 연결해주는 금융기관의 비즈니스와 가치사슬에 4차 산업혁명은 이미 다양한 모습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금융이 작동하는 모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금융회사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대(大)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변화의 흐름에 뒤쳐져 도태되지 않도록 해야 할 뿐 아니라,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하여 금융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어떤 도입ㆍ활용 노력이 나타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고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다양한 핵심 기술 중 자본시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의 두 가지 기술에 집중하여 개념과 작동원리, 도입ㆍ활용 사례를 정리해서 소개한다.

인공지능의 개념은 오래 전부터 존재하였고 그 용어도 이미 John McCarthy 교수의 제안으로 1955년부터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 열풍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06년 인공신경망에서 딥러닝 기법의 도입, 2012년 이미지넷 경연대회에서 딥 콘볼루션 신경망의 출현, 그리고 결정적으로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사건은 인공지능 기술이 해당 전문가 집단을 넘어 일반 대중에게 뚜렷하게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인공지능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모형은 단연 인공신경망이다. 인공신경망은 그 이름이 의미하듯 생물신경망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차용하여 만들어졌으며, 뉴런의 집적을 통해 아무리 복잡한 함수라도 모형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함에 있어 경사감소소멸(vanishing gradient)이나 과적합(overfitting)과 같은 기술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학습할 데이터의 양이나 연산 속도 등에 있어 아직까지 활용에 제약이 따르는 상황이다. 인공지능, 특히 머신러닝의 종류로는 인공신경망 외에도 결정트리모형, 서포트벡터머신 등의 지도학습 모형이 있으며, 그 밖에도 주성분분석, 군집과 같은 비지도학습 모형, 시행착오를 통해 최적의 행동 전략을 찾는 강화학습 방식의 모형이 있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 기술이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가 크게 늘어났으며, 둘째, 인공지능 모형의 알고리즘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고, 셋째, 데이터의 연산 및 저장에 쓰이는 하드웨어가 발전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관련 오픈 소스 프레임워크가 널리 보급되고 개발자 간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었다. 현재 인공지능은 이미지 인식과 자연어 처리, 이상탐지 등의 기초 기술 분야에서 매우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하여 자율주행자동차, 가상비서 등 복합적이고 파급력이 큰 서비스도 잇따라 개발되는 추세이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은 자본시장에서도 활용도가 매우 높다. 특히 자산운용, 신용평가, 챗봇을 통한 업무 효율화, 이상탐지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유수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금융 서비스의 효율 증대 또는 조직 운영에 드는 비용 감소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전문 핀테크 업체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기술적 우위를 보유한 글로벌 ICT업체들은 그들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여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가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인간을 대신해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만능 해결책이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데이터의 증가, 알고리즘 및 하드웨어의 꾸준한 개선 등에 힘입어 자본시장 등 모든 산업에서 그 활용도를 넓혀 나갈 전망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함에 있어 결국 가장 중요한 핵심은 양질의 데이터 확보에 있다. 업계에서는 사전에 가치 있는 데이터를 발굴하고, 활용 가능한 형태로 축적하며, 각 채널별로 수집한 데이터를 전사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블록체인은 ‘디지털화된 공개분산원장(public distributed ledger)’에 의하여 기록의 무결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컴퓨터 네트워크 기술‘로 정의할 수 있으며, 2008년 비트코인(Bitcoin)을 구동하는 기반기술로 세상에 등장한 이후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초기의 흥분(hype)이 진정되는 가운데 한계와 문제점들이 드러나게 되었고, 본격적인 도입ㆍ활용도 애초 가졌던 기대보다는 느리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한계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 역시 꾸준하게 이루어지면서 상당한 변화와 발전도 이룩하였다.

블록체인은 모든 참여자들이 P2P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구조, 합의 알고리즘, 고도로 암호화된 블록 생성과 연결이라는 작동 원리에 따라 탈집중화, 보안성ㆍ안정성, 그리고 경제성과 효율성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작업증명이라는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개방형(public) 블록체인은 거래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점, 전력ㆍ컴퓨터 연산능력 등 자원을 과도하게 소비한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으며, 블록체인의 최대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보안성ㆍ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응하여 이루어진 블록체인의 개선 노력으로는 첫째로 거래처리 속도를 높이고 자원 소비를 줄이기 위한 대안적 합의 알고리즘들이 등장 또는 제안되었다는 것이며,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분증명(proof of stake)’이다. 거래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다른 시도로는 블록의 크기 확대, 블록에 기록되는 거래정보의 구조 수정 등이 있다. 또한 사업상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폐쇄적인 사적(private) 혹은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구성하여 사전적인 신뢰를 확보하고 합의 알고리즘을 없애거나 단순화함으로써 거래처리 속도를 높이고자 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블록체인 상에서 발행ㆍ유통되는 가상통화가 법화(fiat currency)를 대체하는 지불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는 가상통화 자체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큰데 기인한다. 그리고 가상통화를 발행하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이나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ICO(Initial Coin Offering)가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투자은행과 같이 자금을 조달하려는 가상통화 발행주체와 투자자 사이에서 정보의 집적ㆍ생산 기능을 수행하는 중개기관이 없는 P2P 구조에서 ICO는 심각한 정보 비대칭의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발행된 가상통화의 유통시장은 가격발견과 관련된 시장미시구조의 취약성, 차익거래의 제약,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거래의 취소ㆍ정정 기능 부재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현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주요 스타트업들은 주로 가상통화 거래ㆍ중개, 송금, 솔루션 개발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자본시장 관련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곳은 없다. 주요 자본시장 인프라 기관들은 자본시장 후선업무에서의 블록체인 활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도입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외 자본시장에서 블록체인의 도입이 시도되고 있는 영역은 기업지배구조분야이다. 특히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를 위한 전자투표 플랫폼을 블록체인으로 구성하려는 시도들이 다수 사업자들에 의하여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통해 볼 때 향후 자본시장에서 활용될 블록체인은 대부분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포함한 사적 블록체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블록체인은 시스템 또는 플랫폼의 구조와 관련된 기반기술로서 투자자에게 직접 제공되는 리테일 상품에 활용되기는 어려우며, 후선 또는 인프라 부분을 중심으로 먼저 도입될 것이다. ICO는 스타트업 자금조달 경로로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규제 마련과 함께 정보전달 경로로서 전문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가상통화 유통시장의 제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 역시 선행되어야할 과제이다.

이와 같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은 향후 자본시장 관련 금융 서비스의 모습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여 금융회사는 자사의 비즈니스 모형 및 가치사슬 중 새로운 기술에 적합한 분야를 일찌감치 발굴하여 해당 부문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향후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또한 정책 당국은 신기술 도입 과정에 있어 기존 제도와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이를 지속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저해 및 소비자 피해 우려가 적은 분야에서부터 먼저 진입 장벽을 낮추고 플레이어 간 경쟁을 유도하여 이와 같은 기술 중심의 변화를 장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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