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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소유구조가 국내 상장사 간 합병에 미치는 영향 분석[18-02]
저자
최순영, 김종민
발행일
2018년 02월 19일
연구주제
자본시장/금융시장
기업재무/혁신금융
페이지
148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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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간 합병은 대부분 계열사 간 합병이기 때문에 교차주주(cross-shareholder)와 소수주주 간의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차주주는 합병기업과 피합병기업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므로 합병에 대한 이해관계가 소수주주와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차주주 중에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및 연금ㆍ펀드와 같은 기타 주요주주는 상당한 수준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합병비율뿐만 아니라 합병 성사 여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있었던 국내 상장사 간 합병사례에 기초하여 기업 소유구조가 합병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다.

우선, 본 보고서는 이론모형과 가상의 예를 통해 대주주가 동일한 상장사 간 합병 시 피합병기업의 지분구조에 따라 피합병기업이 저평가되는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이론모형에 따르면, 합병기업과 피합병기업의 대주주가 동일한 경우 피합병기업 대주주 및 교차주주의 지분율 분포에 따라 합병비율이 양사가 독립적인 경우보다 낮아질 수 있다. 특히, 대주주의 지분율이 충분히 높거나, 일정 수준의 교차주주 지분율 확보만으로 피합병기업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의 통과가 가능하다면 동일 대주주는 이를 활용하여 균형 합병비율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대주주가 동일한 두 기업이 합병하는 경우에는 피합병기업 소수주주 또는 일부 교차주주들이 손해를 입을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결과는 합병의 시너지효과가 알려져 있다 하더라도 발생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산정하고 있기 때문에 피합병기업의 저평가 및 부정적인 부의 이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이론모형에서 예측하는 것보다는 낮다. 또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피합병기업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병기업 대주주는 합병시점을 선택하거나, 피합병기업을 저평가하는 방식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합병을 추진할 유인이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보호장치에도 불구하고 피합병기업의 저평가는 발생할 수 있으며, 본 연구보고서는 이를 실증분석을 통해 검토해보았다. 그리고 이론모형에 기초하여 피합병기업의 저평가 여부 및 합병시점 선택유인 존재 여부를 실제 합병비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국내 상장사 간 합병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국내 상장사 간 합병은 합병기업과 피합병기업이 계열사이거나 지분소유관계로 연결된 상호연관 합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들 합병의 주요목적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여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분석대상 106건의 합병 중 계열사 간 구조조정 또는 대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소규모합병 사례는 21건이다. 합병 발표 이후 합병이 무산된 사례는 14건인데, 그 사유는 대부분 주주총회 부결 또는 피합병기업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와 관련되어 있다. 주요주주의 지분율을 기준으로 보면, 합병기업과 피합병기업의 최대주주가 동일한 합병은 28건이다. 이 중 소규모합병 또는 합병무산 사례는 6건이나, 이론모형 관점에서 중요한 지분소유 즉, 동일 최대주주의 합병기업 지분율이 더 높은 합병건은 2건으로 이해상충으로 인한 문제가 소규모합병이나 합병무산 사례에서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상장사 간 합병의 평균 합병비율은 0.850인데, 소규모합병(0.302)이나 합병무산(0.537)의 합병비율이 대체로 낮게 나타난다.

이론모형의 관점에서 살펴본 피합병기업의 저평가 및 합병시점 선택유인에 대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합병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통제하고도 합병기업 최대주주가 피합병기업의 최대주주 또는 특수관계인인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합병비율이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 이는 국내 상장사 간 합병사례에서 이론모형이 제기하는 피합병기업 저평가 및 부의 이전 문제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둘째, 실제 발표시점보다 이른 시점(과거 5개월 이전)에 합병이 이루어졌더라도 대주주가 동일한 경우에는 합병비율이 여전히 낮게 나타났다. 이는 대주주가 6개월 이내의 단기간 내에 합병비율이 낮게 산정되는 시점을 선택하여 합병을 발표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대주주가 동일한 경우 피합병기업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적어도 6개월 이상 저평가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낮은 합병비율 또는 피합병기업의 저평가 문제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문제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셋째, 연금ㆍ펀드 등은 교차주주로서 합병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며 합병시점에 이들의 지분율은 낮은 수준이다. 이는 아직까지는 국내시장에서 연금ㆍ펀드 등 기관투자자가 의결권 행사의 방식으로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상장사 간 합병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시장의 반응은 사건연구(event study)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누적초과수익률(Cumulative Abnormal Return: CAR), 보다 구체적으로는 합병 기준일 전후 2일간의 누적초과수익률(CAR(-2,+2))로 측정하였다. 우선, 국내 상장사 간 합병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합병 및 피합병 기업 모두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해외 다수 문헌의 실증분석 결과와 대조되는 현상이다. 또한, 누적초과수익률 즉, CAR는 계열사 간 합병보다 독립적 기업 간 합병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계열사 간 합병의 일부가 비재무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지거나,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의 가능성이 있다는 시장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CAR 결정요인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소유구조도 CAR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간 합병이라 하더라도 최대주주가 동일한 합병의 CAR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유의하게 높게 추정되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국내 상장사 간 합병에 있어서 소유구조는 합병비율과 시장의 반응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대주주가 동일할 경우 합병비율은 낮게 나타나는 반면, CAR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동일 최대주주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반응은 합병 후 사업재편, 구조조정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국내 상장사 간 합병이 합병ㆍ피합병기업의 주가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시점에서 이루어진 점을 감안하면, 최대주주가 동일한 기업간 합병의 낮은 합병비율과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단기적인 마켓타이밍보다는 장기간에 걸친 주가하락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본 연구의 분석만으로는 이와 같은 합병 참여 기업들의 장기적인 주가 하락의 원인을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향후 이에 대한 엄밀한 후속연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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